봄 언덕을 넘어서는 초여름 길목에서 이름만으로도 황홀한 양귀비꽃을 만났습니다.
어쩌다 몇 송이 귀하게 본 적은 있어도 꽤 너른 면적에 군락을 이루며
여러 색깔로 피어나는 양귀비 꽃을 보기는 처음입니다.
당나라 현종의 마음을 흔들게하여 다함없는 사랑을 누린 현종의 귀비 ,
"꽃도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는 양귀비 미모가 어떠했을지 그려보았습니다.
17세 꽃다운 나이에 현종의 아들인 수왕 이모의 비로 궁에 들어갔으나
뛰어난 미모에 반한 현종은 며느리인 양귀비를 보는 순간 첫눈에 반해 사모하게되어
수 많은 우여곡절끝에 현종의 귀비가 되었습니다.
성군이였던 현종을 사로잡은 양귀비,
미모를 내세워 조정을 흔들었던 여인으로
천하절색 미인이였지만 아름답다 하기엔 어째 안쓰럽습니다.
여름으로 가는 오월 햇살 아래에서 숨 막히는 찬란함으로 화사함을 뿜어내는 꽃보며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일까 생각했습니다.
어찌 됐든 사람은 꽃보다 아름답거늘 부와 권력 앞에서 어찌 할 수 없었던
'귀비' 양귀비 미모 너머의 찬란한 슬픔을 보는 듯 했습니다.
다가서면 관능이고
물러서면 슬픔이다.
아름다움은 적당한 거리에만 있는 것.
너무 가까워도 너무 멀어도
안된다.
다가서면 눈 멀고
물러서면 어두운 사랑처럼
활활
타오르는 꽃.
아름다움은
관능과 슬픔이 태워 올리는
빛이다.
양귀비꽃/오세영
빌딩과 사람들이 가뭇없이 사라진 도시,
그 텅 빈 공간을 바라보다가 나는 문득 코피를 흘리기 시작했다.
한 마리의 뱀이 스치듯 그렇게 시작된 코피는 며칠을 멈추지 않았다.
뜨거운 생명의 아름다움과 섬뜩한 공포로 나는 전율했다.
"몸"과 정면으로 만났다.
존재의 시원인 몸, 비로소 언어로 귀환했다.
시는 미완을 전제로 한 예술,
우리의 몸처럼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욕망과 독을 지닌 한 송이 꽃이다.
아니 시는 몸이며, 몸의 길이며. 생명이다.
오늘 나는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자연이요, 역사인 알몸을 오래한다.
가령 오늘 나의 시는 깊이 호흡을 토하는 순간,
피어나는 생각의 자궁,
꽃이기를 바라며그 자체로 싱싱한 화살이기를...... 언어처럼.
나의 몸이여, 양귀비 꽃이여/문정희
비취깃발 흔들흔들 가다 말다가
도성문을 나서 피난 백리 길 남짓
군사들 멈춰서 망국 책임 추궁하니
양귀비는 말 앞에서 죽어갔는데
꽃비녀 떨어져도 거둘 이 하나없고
비치, 공작, 옥비녀도 흩어져버렸네
황제도 얼굴가린채 구해내지 못하여
돌아보는 얼굴에 피눈물만 고였구려
장한가(長恨歌) 중 /백거이(白居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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