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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GDP의 허와 실

진진바라바라 2007. 8. 30. 17:53


GDP란 1년 동안 국내에서 생산된 재화와 용역(서비스)을 시장가격으로 계산하여 합한 금액입니다. 그러므로 GDP는 생산량이 많아도 증가하고, 가격이 올라도 증가하기 마련입니다. 또한, 달러 표시로 환산하면 미국 달러 가치가 하락해도 한국의 GDP는 상승하는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서 부동산을 가지고 설명코자 합니다. 현대건설이 용인 상현지역에서 5년 전에 85㎡(32평형 : 가로 10미터 × 세로 8.5미터) 아파트를 건설할 때에는 시장가격이 2억 원이라면 현대건설이 용인에서 생산한 GDP는 2억 원입니다. 그러나 동일한 용인 상현지역에서 동일한 크기의 아파트를 5년이 지난 2007년에 분양하는 상현 힐스테이트의 경우, 분양가격이 약 4억 5천만 원이므로 아파트 건설을 통한 GDP는 5년 전 보다 2배 이상 증가합니다. 즉, 경제성장률이 5년 전 보다 125%(연 평균 25% 경제성장률) 증가한 것으로 계산됩니다.

현대건설은 없었던 땅을 생산한 것이 아니고, 5년 전에 있었던 동일한 땅위에 건물만 건축했을 뿐인데, 한국의 GDP는 정치권과 건설회사의 농간에 의해 아파트 건설을 통해 연평균 약 25% 정도 증가한 것으로 계산됩니다.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더욱더 경제성장률은 높아집니다.
5년 전에 미국 1달러가 한국 돈으로 1천원이었다면 2억 원 상당의 아파트 건설로 20만 달러의 GDP이지만, 2007년 6월 기준으로 미국 달러 가치가 하락하여 달러당 환율이 930원 안팎 수준이므로 약 50만 달러이므로 5년 동안 경제는 150%(연 평균 30%) 성장한 것입니다.

위와 같이 동일한 아파트를 동일한 지역에서 거의 비슷한 기술 수준으로 건축했는데, GDP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참여정부가 자랑하는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는 아파트 분양가격 인상을 통해 달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건설회사의 GDP 생산 기여도가 10%라고 가정하면 아파트 건설 등으로 연 평균 3% 성장한 것에 해당됩니다. 참여정부 5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5%안팎이었으므로 아파트 건설을 통해서 3%성장, 나머지 성장률은 물가 상승에 따른 인건비 상승을 통해서 1~2% 성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전자제품처럼 가격이 하락한 품목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재화가 인건비 비중이 약 70%라는 점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은 물가상승을 수반하므로 나머지 GDP도 물가 상승 기여도가 약 1~2% 정도 될 것입니다. 예를 들면 사교육비가 지난 5년 동안 크게 증가하였으므로 사교육비 지출을 통한 GDP 성장도 적지 않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한나라 당 이명박 후보 역시 연 7% 성장을 대선공약으로 내걸면서 경제성장 전략은 한반도 대운하 건설과 같은 부동산관련 정책 외에는 이렇다 할 정책이 없습니다. 결국엔 물가상승을 유발하여 GDP 규모를 늘리겠다는 공약입니다. 대운하를 건설한다고 하여 국민생활이 편리해 지는 것도 아니고, 교통수단이 원활해진다는 보장도 없고, 한반도 면적이 넓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심지어 한나라당에서 조차 환경오염과 한반도 온난화 외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 다수는 이명박 후보를 경제대통령으로서의 자질을 갖춘 후보로 평가하고 있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물가상승을 통한 GDP 성장 이면에 문제점은 없는 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생산원가 상승에 따른 부작용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듯이 생산의 3요소는 토지, 노동, 자본입니다. 토지가격, 인건비 상승은 생산요소가격 상승을 의미하므로 생산원가 상승을 초래합니다. 무한 경쟁시대에는 기술혁신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가장 중요한데, 영국 파이낸셜 타임지가 지적한 대로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조차 기술혁신에 기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개발 연구원(KDI)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중국경제의 성장으로 국내에서 약 100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없어졌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중국경제가 한국의 일자리를 뺏어 갔다고 할 수도 있고, 한국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한국기업이 중국으로 진출하여 일자리고 줄었을 수도 있고, 한국의 정치권과 건설회사의 농간으로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물가상승과 인건비 상승을 버티지 못하여 파산된 결과 일자리가 없어졌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소득의 양극화를 초래하여 국내소비가 크게 줄면서 종사인구가 많은 자영업자들이 사실상 전멸한 것도 원인일 것입니다. 이유는 부자들도 하루에 3번 식사를 하고, 부자들과 동일한 소비활동을 하는 데, 일자리를 잃은 100만 명은 과거와 같은 소비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관련 산업 전체가 일자리를 늘리기보다는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근로자 취업형태를 보면 중소기업 근무자가 대기업근무자의 약 3배 이상이라는 점에서 부동산 가격 급등에 따라 대기업의 해외진출 및 중소기업의 파산과 경영악화로 일자리가 없어진 것입니다.

둘째, 빈익빈 부익부 현상에 따른 부작용입니다.

경제연구소에서 생산된 자료를 보면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소득 양극화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아파트 분양가격)이 상승하면 근로자의 소득이 건설회사의 호주머니로 이전되므로 근로자의 소비여력이 약화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다수의 근로자가 바가지요금의 아파트 분양가격을 지불하기 위해서 은행차입을 했다면 은행에 금융비용을 지불해야 하므로 사실상 소비활동을 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내수경기가 침체된 상태에서 수출시장과 건설경기를 통한 GDP 창출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에서 알 수 있습니다.

셋째, 거품붕괴의 후유증입니다.

물가상승을 통한 GDP 창출은 거품경제를 의미합니다. 소득 수준은 따라가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파트가격과 주식에 거품이 발생하면 언젠가 거품이 붕괴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자본주의 역사를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세계 대 공황도 주식시장에 거품이 발생한 결과이고, 2000년도 나스닥 시장의 붕괴도 이익이 없는 인터넷 업체 주식이 과도하게 상승한 결과이고, 최근의 미국 부동산 시장 붕괴도 소득이 낮은 저소득층이 경쟁적으로 주택을 구입한 결과입니다.

소득 대비 한국의 부동산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사실은 30세 이상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시장참여자 모두가 알고 있다는 것은 경제학에서 대단히 중요합니다. 더구나 금융시장이 발달될수록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에서 레버리지(부채를 일으켜 경제활동에 참가)비율이 높아지므로 시장 환경이 변화되면 위험 또한 대단히 클 수밖에 없습니다. 즉, 부채비율이 소득의 50% 이상이면 차입을 통해서 구입한 부동산과 주식가격이 20%만 하락하더라도 거의 파산상태에 이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은행 통계에 의하면 한국 가계의 연간 소득대비 부채비율은 142%로서 OECD 국가들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므로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메가톤 급 위험요소 중 하나만 터지더라도 한국경제는 충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넷째, 잠재적 위험요소 중 적어도 하나는 현실화 될 수 있습니다.

한국경제는 현재까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적지 않은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남북문제, 사회보장제도가 미흡한 상태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노령화 문제, 중국경제의 성장에 따른 대부분의 산업에서 경쟁력 약화문제(이 건희 회장 등이 우려하는 문제), 소득 양국화의 심화에 따른 내수경기의 장기침체 문제, 재정적자의 기하급수적인 증가문제, 언젠가 터질 수밖에 없는 국민연금 문제 등 여러 가지 메카톤급 위험요소가 잠복되어 있으므로 어느 것이든지 폭발하면 한국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선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남과 북이 빨리 통일이 되면 남과 북 모두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독일의 경우,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준비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0년 이상 통일의 후유증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거의 준비가 없이 이루어지는 남과 북의 통일은 위험하기 짝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처럼 북에 대해서 노골적으로 적대시하더라도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는 완충지대가 없어지므로 현재 안고 있는 문제가 폭발할 수 있습니다. 즉, 북한 경제는 잘만 이용하면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위험요소를 해결할 수 있지만, 잘못되면 핵 폭탄급으로 한국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거품이 생성되었다고 판단하거나, 한국경제에 잠재된 메카톤급 위험요소가 현실화될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입니다. 즉,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거나, 환율이 급등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1998년 일본의 경우, 무역수지 세계 최고의 외환보유고에도 불구하고 엔/달러 환율이 1년 동안에 달러 당 100엔대 초반에서 150엔대 수준까지 상승한 바 있음)되거나, 통계상 실업률이 아닌 실질적인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거나, 세계경제가 충격을 받거나, 무역수지 흑자는 지속되더라도 재정적자가 누적되어 감당하기 어려우지는 경우 등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지금은 무역수지가 흑자이지만, 무역수지와 재정수지가 동시에 적자로 반전될 수 있습니다.

현재 한국증시에 외국인 투자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므로 유럽지역 수준(15~20%대 초반 수준)까지 한국 투자비율을 약 10%만 줄이더라도, 현재 주가지수와 환율수준을 적용하면 한국의 2007년 6월 외환보유고(약 2500억 달러) 절반이 유출될 수 있습니다.

만약, 한국처럼 파생금융시장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외국인과 내국인들이 환 투기시장에 부동산 시장처럼 참여한다면 나머지 1천억 달러도 순식간에 바닥날 수 있습니다.

이상과 같이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분명한 이상 처방책은 문제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정치권과 경제활동 참여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동일한 행태를 보이고 있어 안타까울 뿐입니다.
출처 : 경제방
글쓴이 : 카오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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